음악 역사에서 가장 눈부신 시기를 꼽는다면 아마 낭만 시대 초기의 15년 정도 일 것입니다. 슈베르트, 슈만, 쇼팽, 멘델스존, 리스트, 베를리오즈, 바그너, 베르디와 같은 대가들이 이 시대에 같이 태어났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생애, 작품, 음악적 업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생애
슈베르트는 1797년 비엔나에서 태어났습니다. 수많은 낭만 시대 시인의 작품을 노래화한 슈베르트는 그가 일생을 통하여 흠모하였던 베토벤보다 27년 후 태어났으나, 31년이라는 그의 짧은 생애는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후 불과 1년 후에 또한 끝나게 됩니다. 1808년 비엔나의 왕실 교회 합창단원이 되었고 1810년 살리에리에게 음악을 사사합니다. 그때부터 그는 많은 곡을 작곡했는데 '가곡의 왕'이라고 불리는 슈베르트는 시와 음악을 결합한 예술가곡을 600개 이상 작곡함으로써 그의 소년같이 순수한 감성과 시인처럼 싱싱한 직관으로 낭만적인 노래들을 남기게 됩니다. 그러나 슈베르트는 자신의 천재성과 음악적 능력을 당대에는 올바르게 평가받지 못해 항상 가난과 궁핍가운데 평생 외로운 독신으로 지내야 했습니다. 슈베르트가 음악만을 위해 사는 순수한 음악가였던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주위 친구들은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아껴 '슈베르티아'라는 문학, 음악, 미술 애호가들로 구성된 친목회를 만들어 가난한 예술가의 생계를 도와주었고, 슈베르트에 관한 많은 자료를 후대에 남겨 주었습니다.
그의 친구가 '슈베르트가 손대는 것은 모두 노래가 된다'고 말한 것처럼 슈베르트에게는 어려서부터 영감이 샘솟듯 솟았습니다. 그는 18세에 이미 괴테의 유명한 발라드에 곡을 붙인 <마왕>을 발표하였고, 하루 저녁에 일곱 개의 노래를 작곡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그칠 줄 몰랐습니다. 친구들이 그를 가리켜 '마치 영감에 사로잡힌 환자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슈베르트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불과 3년간 수백 곡의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가곡을 주로 작곡하던 시기를 지나 교향곡과 실내악 작품에 몰두하게 된 슈베르트는 피아노 5 중주곡 <숭어>, 현악 4 중주곡 <죽음과 소녀> 외 14개의 4 중주곡과 많은 피아노 소나타와 실내악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그러나 슈베르트는 평생 불운하였고, 그의 불운한 생애를 보여주는 예로 가장 잘 알려진 <미완성 교향곡 b단조>와 <대교향곡 c장조>가 있습니다. 이러한 걸작을 만들고도 살아생전 들어보지조차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작품
교향곡:
- 교향곡 8번 B단조 '미완성', D. 759
- 교향곡 9번 C장조 '위대한', D. 944
피아노 소나타:
- 피아노 소나타 13번 a단조, D. 664
- 피아노 소나타 14번 a단조 '월광', D. 784
- 피아노 소나타 21번 B장조 '레리콘', D. 960
- 피아노 소나타 28번 A장조 '장엄', D. 958
피아노 협주곡:
- 피아노 협주곡 5번 A장조 '포렐레', D. 655
현악 4중주곡:
- 현악 4 중주곡 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 D. 810
- 현악 4중주곡 15번 G장조, D. 887
Lieder (독일 가곡):
- '魔王', D. 328
- '엘리제를 위해', D. 598
- '아름다운 밀러의 아가씨', D. 795
- '겨울 여행', D. 911
- '백조의 노래', D. 957
이 외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음악적 업적
음악사에서 베토벤과 같이 고전 시대와 낭만주의의 교차로에 위치하는 슈베르트는 교향곡 작곡에 있어 고전주의적 악기 편성과 형식미를 고집하지만, 화성의 개성 있는 처리와 서정적 선율의 아름다움은 낭만음악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피아노곡 역시 고전주의의 형식미와 낭만파의 서정성을 골고루 보여주는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길지 않은 생애를 통하여 600곡의 가곡을 작곡한 슈베르트는 가곡의 예술적 차원을 극에 달하게 공로자로 음악사에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대표작인 3개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에서 슈베르트는 문학과 음악이 조화된 예술성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슈베르트가 낭만 시대의 많은 문학 작품을 가곡으로 작곡하면서 시로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가곡이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예술로서의 가곡이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가곡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슈베르트 가곡의 특징은 곧 예술가곡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즉, 그의 가곡에서 처음으로 피아노 반주에 새롭고 독특한 음악적 역할이 주어졌고, 시의 내용을 화성적인 음색으로 처리함으로써 노래와 반주의 균형을 아름답게 지켜주는 전형이 제시되었습니다. 시와 노래와 반주를 따로 떼어서는 느낄 수 없는 조화의 미를 슈베르트는 예술가곡을 통해 이룩한 것입니다. 이러한 그의 천재성을 두고 사람들은 '슈베르트는 시가 노래를 부르게 만들었고, 음악으로 시를 읊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노래와 시의 관계는 슈베르트라는 천재를 통하여 종래의 주종 관계에서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해 주는 연인의 입장으로 승화되었다'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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