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편안하게 선택해서 듣는 음악들이 출현하기까지는 어떤 사람들의 협조와 노력들이 있는 걸까요? 하나의 음악이 탄생해서 우리가 접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여러 구성요소들이 있겠지만 오늘은 작곡가, 연주가 그리고 평론가를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작곡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작곡가는 곡을 짓는 사람입니다. 하나의 음악이 생겨나기 위해 제일 처음 거쳐야 할 단계로 아이를 낳은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지요. 작곡가는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곡을 듣고 또 듣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악상이 떠오를 때까지 끊임없이 음률의 날개를 펼치기도 하고 접기도 합니다. 물론 모차르트나 멘델스존처럼 순식간에 오선지를 채워가는 천재작곡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머릿속으로는 수업이 오선지를 뜯어고치지 않았을까요?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이 음악도 그 작곡가가 속해있는 시대나 사회의 영향을 받으며 또 반영합니다. 악기의 발달 정도도 작곡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요. 그래서 역사마다 음악의 형식이나 주제를 달리하는 것입니다. 작곡을 하는 사람들은 악기의 특성이나 음색을 모두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악기의 특성이나 음색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입니다. 악기가 내는 소리를 통해서 주제를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곡가마다 좋아하고 아끼는 악기가 하나씩 있게 마련이고 그 분야의 탁월한 연주가이기도 합니다. 동시대의 작곡가라 해도 작곡 성향은 모두 다른데요, 그것은 해석하는 세계가 다르고, 일상에서 받는 느낌이 다르고, 주로 사용하는 악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작곡가는 세계를 인식하고 해석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관점에서 표현한 작품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입니다. 특수한 개인의 이해를 보편화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따라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감각을 재해석하여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천둥소리, 노크소리 등 세상을 이루는 모든 소리에서 리듬을 발견하고 정형화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음악은 개인에 의해 창조된다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재해석해 보고, 변화의 가능성을 제출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때문에 한 작곡가의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살았던 시대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주가
우리가 접하게 되는 음악은 음표로 옮겨진 작곡가의 작품이 연주자를 통해 표현된 선율입니다. 그러므로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작곡을 하는 것과 연주자가 작곡가에 의해 정해진 범위 내에서 나름대로 해석 표현하는 일의 결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곡가는 창조한다고 하고, 연주가는 재생한다고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작곡가의 예술성이 연주가들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주하는 사람이 없다면 작곡가의 음악은 생명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연주가는 작곡가가 세계를 인식하고 자기의 입장으로 표현해 놓은 악보를 기초로 세계를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을 여러 사람에게 제공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연주자는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자기화하는 동시에 보다 풍부한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똑같은 곡도 누가 ㅇ녀주하느냐에 따라서 전달되는 음악이 전혀 달라지는 것은 이런 까닭입니다. 완벽한 연주를 위해서 연주자는 같은 곡을 수없이 읽어보고 연습합니다. 자기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음역과 방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작곡가와 연주가가 반드시 분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대 유명한 작곡가들은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하였습니다. 쇼팽과 리스트가 대표적인 예이지요. 연주자들은 협연자나 협주 단체를 대단히 조심스럽게 선택합니다. 협연 상대의 기량이나 역량의 고려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조화를 이루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연주자는 개인적인 곡 해석 능력과 기량이 뛰어나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훈련도 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연주하건 간에 연주자는 무대에 서기 위하여 많은 준비를 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좀 더 훌륭한 연주를 위하여 이미 연습된 곡이더라도 철저하게 쉬지 않고 연습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적인 명성이 없으면 관객이 모이지 않기 때문에 연주자는 레퍼토리 연습뿐 아니라 음악회에 필요한 사무적인 절차 및 인쇄물 제작부터 입장권 판매, 손님초대까지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렇게 모인 청중들은 대다수가 친척, 친구, 선후배 등 인척 관계로 구성되어 있어 음악이 좋아서 온다기보다는 초청을 거절하지 못하여 오는 경우도 많이 있답니다.
지휘자
많은 사람들이 지휘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라고 질문하곤 합니다. 지휘자의 작업은 여러 연주자들로부터 뽑아낸 소리를 종합하여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완벽한 음악을 연주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케스트라단에서 지휘자는 큰 비중을 차지하며 같은 단원들의 연주임에도 불구하고 지희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악으로 연주된답니다. 지휘자가 관리해야 하는 오케스트라 단원은 수십 명에서 때로는 백 명이 넘기도 합니다. 최소한 12가지의 다른 악기 파트로 나누어지는 이들은 모두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음악을 공부하였거나 연주 경험이 있는 개성이 강한 예술인들입니다. 그러므로 같은 악보를 읽더라도 단원 개개인의 개성에 따라 해석이 다르게 마련이고 백이면 백 사람이 다 다른 연주를 하게 됩니다. 바로 곡 해석의 통일과 표현의 일치를 위해 지휘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지휘자는 이들 각 파트가 내는 1/32초의 소리까지 다루어서 작곡가가 요구하는 곡의 해석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휘자를 합창단이나 합주단을 정리 통합하여 작품이 지니는 가치를 재창조하고 재평가하는 연주가라고 부릅니다. 음악은 다른 예술과 달리 시간이 절대적인 중요 요소입니다. 울림과 동시에 사라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라집니다. 또 소리는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울림이 계속 연결되어 의미 있는 어떤 느낌을 제공해야 하므로 음악을 일컬어 시간을 조각하는 작업이라고도 합니다. 지휘자의 첫째 임무는 시간의 조각을 정확히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부서진 마차가 달리듯 덜커덩거리거나 연결되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어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자신의 악기를 울려 음악을 만든다고 하면, 지휘자의 악기는 바로 이들 하나하나의 단원들입니다. 지휘자는 어떤 음악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보다도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지휘자는 음악 이론, 음악 역사, 작곡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에서 사용되는 모든 악기에 대해서 공부를 철저히 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지휘를 전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어떠한 악기를 전공하여 그 분야에서 상당한 성공을 이룬 뒤에 지휘로 옮겨갑니다. 지휘자가 되기까지 그리고 그 후로도 중요한 것은 악기의 소리를 듣는 것과 악보로부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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