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세상에서 돈 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때로 돈을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기까지 합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비난받을 일일까요? 아니면 돈을 무시하는 것이 어리석은 짓일까요? 아니면 돈을 모르는 것이 문제일까요?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시스템이 아닙니다. 영국에서 시작돼서 미국에서 발전된 시스템입니다.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시스템이 아닙니다. 영국에서 시작돼서 미국에서 발전된 시스템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금융 시스템은 대동소이합니다. 우리는 오늘 때로는 미국이나 영국 얘기를, 때로는 한국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돈이 도는 근본 원리는 다 똑같기 때문입니다. 돈의 원리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가는 왜 오르는 것일까?
쉽게 물가 얘기부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어렸을 때는 짜장면 한 그릇이면 정말 최고의 외식거리였습니다. 그때 돈으로 십오원 정도 했었지요. 그런데 요즘 짜장면 한 그릇은 보통 5천 원 이상 합니다. 50년 동안 무려 300배 이상 오른 것이지요. 뭐 짜장면뿐일까요? 오늘 물가 다르고 내일 물가 다르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닙니다. 시장만 다녀오면 나날이 홀쭉해지는 장바구니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도대체 물가는 왜 자꾸 오르기만 하는 걸까요?
물론 가격에 대해 학교에서 배우긴 했습니다. 바로 수요 공급의 법칙이죠.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이 만나는 곳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뜻이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물가가 오르는 것이 정말 그 이유뿐일까요? 1억짜리 아파트 가격이 1년도 채 안 돼서 2억이 되는 것도 공급이 부족하거나 갑자기 수요가 늘어서일까요? 혹시 물가가 오르는 이유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물가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돈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 즉 통화량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돈의 양이 많아지다니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요? 이제부터 잘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50년간 어떻게 돈의 양이 늘어났는지 왜 물가는 오르기만 했는지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돈이 최고의 가치를 갖는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돈이 돌고 도는지 분명하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금융자본주의의 숲
시도 때도 없이 신문에 오르내리는 양적 완화, 통화 팽창 뭐 이런 말들이 무슨 뜻인지 이젠 아시게 될 겁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금융자본주의라는 숲을 보겠습니다. 그럼 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어떻게 돌고 도는지부터 알아볼까요? 맞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돈은 조폐공사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물론 조폐공사에서 돈을 찍어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 중에서 극히 일부분입니다. 이해가 안되실거에요.
그럼 돈이 어디에서 나오느냐구요? 그걸 알려면 일단 이 사회에서 돈이 어떻게 도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조폐공사에서 100원을 찍어서 시중은행에 줬습니다. 그러자 중소기업사장 A가 그 100원을 대출받아서 기계도 하고 직원들 월급도 줍니다. 다행히 이익이 나서 은행에 대출받은 원금과 이자로 일단 50원을 갚았습니다. 그럼 은행은 그 50원을 다시 학원 원장 B에게 대출해 줍니다. B는 그 돈으로 학원 운영비도 쓰고 선생님들 월급도 줍니다. 다들 알고 계신 얘기지요.
아마 여러분은 이렇게 은행에 다른 누군가가 저금을 하거나 갚은 돈을 나에게 대출해 준다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이것이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었던 은행의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은행에 대해서 너무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생각입니다. 예금으로 대출해 주는 것이 아니다 ? 그럼 은행은 대체 무슨 돈으로 대출을 해주는 걸까요?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방금 언급했던 것처럼 돈이 돈다면 시중에 있는 돈은 딱 100원뿐입니다. 말도 안 됩니다. 조금 전에 분명히 조폐공사에서 찍은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시중에 돌아다닌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지요. 시중에 있는 돈은 당연히 100원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럼 어떻게 찍어내지도 않은 돈이 돌아다닐수 있는 걸까요? 내가 100원을 벌어서 그대로 금고에 넣어두면 돈은 계속 100원뿐입니다. 은행도 마찬가지이지요. 내가 예금한 100원을 벌어서 그대로 금고에 넣어두면 돈은 계속 100원뿐입니다. 그런데 은행은 이 돈을 그냥 넣어두지 않습니다. 은행은 그 중에서 10원만 남겨두면 나머지 90원을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그걸 A가 대출했습니다. 근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통장에는 분명히 100원이 찍혀 있는데 A가 대출한 금액은 90원입니다. 이제 나와 A 두 사람이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는 돈은 190원이 되었습니다. 100원이 어떻게 190원이 된 걸까요?
돈의 탄생 원리
알쏭달쏭하지요. 수학 방정식에 집어넣어 봐도 전혀 맞지 않는 계산입니다. 듣고 보니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어떻게 갑자기 90원이 생겼을까요? 그리고 왜 은행은 100원을 다 대출해주지않고 10원을 남겼을까요? 약속 때문입니다. 정부랑 은행이 약속한 겁니다. 100원이 들어오면 은행은 10원을 남기고 90원을 대출해 줘도 된다고 정부가 허락해 준 것입니다. 그래서 없던 90원이 갑자기 생기게 된 겁니다. 못 믿으시겠다고요? 분명히 경제학 교재에도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 바로 1963년 미국 연방준비은행 FRB에서 만든 업무 매뉴얼 현대 금융원리입니다. 이 문서는 돈의 탄생 원리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규정에 따르면 10퍼센트를 부분 지급 준비율로 갖고 있게 돼 있습니다. 부분 지급 준비율이란 예금한 고객이 다시 돈을 찾아갈 것에 대비해서 은행에 쌓아두어야 한는 돈의 비율을 말한 것이죠. 이제부터는 간단히 지급준비율이라 칭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은행은 은행에 들어온 100원 중 10%인 10원만 남겨놓으면 나머지 90원은 대출해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요? 사실 지급준비율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계속)
다음 포스팅에서 '돈의 원리' 2부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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